#12


너무도 쉬운 것들에 둘러 싸여 있다는 느낌이, 나는 늘 싫었다. 생각해 보면 하루의 일상에 유혹이라는 애가 촘촘하게도 퍼져있어. 이른 아침 침대에서의 ‘5분만 더’, 귀찮은데 오늘 하루는 그냥 놓아버릴까, 아무도 안보는데 여기 슬쩍 버려?, 아 모르겠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오늘은 치맥이나 한 잔! 이런 수많은 것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이고 나를 흔들어 오지만, 도파민에 현혹되고 유혹에 지는 느낌은 한사코 즐겁지가 않으니까. 그렇게 작은 거절들이 선물하는 뿌듯함은 엄청난 에너지를 주고 내일 하루가 기대가 되는 순간에 매료되면 더욱 더 흔들리지 않아서 그러면 나는 잠들 때 너무 행복하던데.

그래서인지 나는 변태같이 어려운 것들을 찾았다. 세상에 쉬운 것이란 없고 사는 건 원래 힘든 것 아닌가요? 허허, 하며. 회피하는 것 보다는, 그 반대가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까. 그저 나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 집중하면서 사는 것이 좋았다. 생에 순수한 즐거움들이 가득한 게 좋았다. 음, 가끔이지만 사라지는 것들에서 허무함이 문득 느껴질 땐 솔직히 감당하기 어렵더라. 내게 소중한 것들이 자꾸 멀어지고 없어져 버리는 느낌이 나서. 근데, 그런 불안함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집중하니까 그냥 평온하더라고. 순간 지나가 버리는 삶의 반짝임은 너무 소중하니까, 단순히 웃으면서 좀 더 좋아하면 되더라고.

아 그래서 말인데, 요즘 하늘이고 나무고 색이 너무 예뻐. 내일은 나랑 바다 보러 갈래요?